혼자 시사회 가기: <커넥트> 시사회 후기

영화관 아르바이트 생활이 1년쯤(그 기간이 계속 이어진 것은 아니고, 작년 초부터 시작하였다가 중간에 약 6개월 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되다보니 혼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물론 싱글이라는 사실이 더 큰 이유이겠지만, 그 이유는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사실이 되었지 않은가. (웃음)

사실 내가 영화에 빠져 혼자 영화관을 전전하던 것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2005년 여름, 한창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공부와 음주 외에는 할 것이 마땅히 없었던 터였는데, <친절한 금자씨>나 <킹콩>, <여섯 개의 시선>과 같은 영화들의 개봉 소식을 듣고 영화관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는 여자친구가 있던 시기를 빼고는 대부분의 영화는 혼자 보게 되었다.

하지만, 시사회는 반드시 누군가와 같이 가야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애써 당첨된 영화 시사회에 같이 갈 사람을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주저없이 시사회 불참 신청을 해버렸고, 그렇게 한 것도 올해에만 벌써 네 번이나 되었다ㅡ이 글을 빌어, 맥스무비 및 여러 영화 마케팅 관계자 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ㅡ. 

요즘 매주 구독하고 있는 FILM2.0의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시사회 및 공연 초대에 응모했는데, 그 중 홍콩의 액션스릴러 영화 <커넥트>의 시사회에 당첨되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시사회에 같이 갈 사람은 구하지 못한 상태. 결국 아까운 티켓을 어쩌지 못하고 혼자 시사회에 가기로 결심했다. 처량해보이면 어떠랴. 영화는 보고 싶은데, 두 장 모두 버리는 것보다 그래도 한 자리라도 채우는 게 더 좋은 것이지.



얼마 전 부도 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단성사에서, 이번 FILM2.0의 시사회가 진행되었다. 여느 시사회와 마찬가지로 FILM2.0뿐 아니라 다른 여러 곳에서도 동시에 시사회를 진행하다보니, 단성사ㅡ정확히는 CINUS단성사ㅡ의 상영관 중 대부분이 <커넥트> 상영에 동원(?)되었다. 시사회는 원래 시작 시간인 오후 8시 10분을 10분 가량 넘긴 후 시작되었다.

영화 상영은 포스터나 영화의 시놉시스와는 다르게 아주 밝은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아무래도 주인공인 밥(고천락)의 행동과 그에게 벌어지는 일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액션스릴러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영화 진행의 40% 정도가 웃음이었다고 하면, 당신은 믿을 것인가? 하지만 사실이다. 방금 네이버에 올라온 시사회 후기에는 이 영화가 웃기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도 올라오고 있다. 시사회장을 (영화와 어울리지 않게)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린 이유는, 영화 개봉 후 극장에서 확인해보면 될 것이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1) 혹시 이 영화를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결말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두겠다. 하지만, 뻔한 결말이지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은 당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이다. 게다가 결말 직전에는 아마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2) '액션스릴러'라는 장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없는 영화. <추격자>의 스릴과 <테이큰>의 액션이 만났다고는 하지만, 스토리 진행은 단순해서 충분히 따라오고도 남을 것이고, 잔혹한 장면도 없다.

개인적으로 영화 평점에 그다지 후하거나 박하지 않은, 가끔은 남들과 다른 평점을 부르고는 하지만, 이번 영화의 평점을 주자면, 3.9/5.0 정도 주겠다. 지난 9월 홍콩 현지에서 있었던 <커넥트> 시사회를 취재했던 FILM2.0 408호의 기사의 한 부분을 발췌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영화는 상당한 속도감이 있었다.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스릴러영화답게 코믹한 장면은 없었지만, 한두 장면에서는 좌중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한국 언론들도 새로운 스타일의 홍콩영화라는 측면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FILM2.0 408호 23쪽, 김도형 기자의 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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