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비법, '청소년관람불가' 그리고 자퇴생

정확하게 언급한 적은 없지만, 2007년도에 영화관 아르바이트로 6개월 가량 일한 적이 있고,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또다시 영화관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L사 쪽에서 일하고 있을 때, 동료 스탭이 했던 말처럼, 이 바닥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참 빠져나오기 쉽지 않더군요. (웃음)

 

원래는 近況(근황) : 2008.11 ~ 2009.01 이라는 제목을 글을 포스팅한 이후, 새해가 밝은 뒤 관람했던 영화들에 대한 감상평을 남기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짬이 나는 김에 영화관 매표소에서 일하는 저에게, 아니 영화관에서 일하는 사람 그 모두가 고민하고 있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 듯이, 우리 나라의 영상물ㅡ영화나 비디오 등을 통틀어 이야기합니다ㅡ에는 '상영등급'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 상영등급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각 영상물에 대해 판단하고 부여하는 것으로, '이 정도의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상물을 상영하여도, 이 영상물을 보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판단 하에 부여됩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장 제5절 '상영등급분류 및 광고·선전 제한'의 제30조(영화상영등급에 관한 규정)에 이에 대하여 법률로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영상물 상영등급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장 제5절 '상영등급분류 및 광고·선전 제한'의 제29조(상영등급분류) 제2항에 분류되어 있습니다.

②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영화의 상영등급은 다음 각 호와 같다. 다만, 예고편·광고영화 등 영화 상영 전에 상영되는 영화는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상영등급을 분류 받을 수 있다.

  1. 전체관람가 : 모든 연령에 해당하는 자가 관람할 수 있는 영화

  2. 12세 이상 관람가 : 12세 이상의 자가 관람할 수 있는 영화

  3. 15세 이상 관람가 : 15세 이상의 자가 관람할 수 있는 영화

  4. 청소년 관람불가 : 청소년은 관람할 수 없는 영화

  5. 제한상영가 : 상영 및 광고·선전에 있어서 일정한 제한이 필요한 영화

 

흔히 '만18세 이상 관람불가' 혹은 '연소자 관람불가'로도 알고 계실 이 등급은 참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 우선 영화진흥법에서 '청소년'은 어떻게 정의되어 있을까요? '청소년'이라는 단어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장 '총칙'의 제2조(정의)에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18. "청소년"이라 함은 18세 미만의 자(「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결국 '청소년'은 고등학교 재학 이하의 18세 미만인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결국 이제 갓 스무살이 된 고등학교 졸업 예정의 분들은 영화진흥법에 의해 지금 상영중인 <쌍화점>이라는 영화를 볼 수 없는 겁니다. 매표소에서 일하는 스탭으로서, 해마다 이 부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분들에게 설명하는 게 참 고된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분에서 발생합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중간에 그만둔 18세 이상의 사람들, 올해ㅡ2009년ㅡ으로 계산하면 1990년, 1991년 생들의 경우에는 위의 '청소년'의 정의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의 민원상담실 '묻고답하기'란의 1640번 글에서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위 글에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고등학교 재학 중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은 영화를 관람하는 고객에게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각 학교에서 발급하는 '학생증'을 제시하는 것이 있고,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자퇴 증명서'라는 것을 발급받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고등학교를 그만둔 사람들 중 검정고시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자퇴 증명서'를 이미 발급받은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그리고 그 '자퇴 증명서'를 항시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자퇴 증명서'가 실질적으로 고등학교를 그만 둔 만18세 이상의 사람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를 넣은 상태입니다. 법률이라는 것이 100%의 '객관'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해도 사람의 '주관'을 통해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우선은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석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퇴 증명서'가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든 아니든, 영비법의 수정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ps. 글의 끝맺음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이유는, 포스트를 작성하는 도중 '자퇴 증명서'에 대하여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애초에 작성하려던 글의 방향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영화진흥위원회에 문의를 넣게 된 것이죠. 혹시라도 영화진흥위원회의 답변이 있은 이후 다시 글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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