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2008)


2008년 11월 20일(목) 22:20 / MMC 부천 8관 / 영화 정보

 

이미 본 영화에 대해 리뷰ㅡ사실 리뷰라고 말하기엔 너무 부끄럽다ㅡ를 작성하려고 하더라도, 영화 내용 이외의 다른 것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흔히 알고 있는 네이년ㅡ네이버 그리고 (주)NHN에는 미안하다, 하지만 이 표현이 더 정감있다ㅡ에 '눈먼자들의도시 리뷰'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보았다. 검색 결과로 나온 미리 보기 페이지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결과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경향신문에서 작성한 영화 리뷰의 한 구절이었다.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불편하며, 견디기 힘들다. 살아남기 위해 인간 이하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윤리, 존엄성은 쓰레기처럼 버려진 지 오래다. 이들에게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권력과의 투쟁이고 혼돈이다.


기자는 내가, 그리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 느꼈을 것들을 참 간단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대신 표현해주었다. 영화,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충격은 조금 덜 했지만, 상영시간 내내 느껴졌던 불편함, 그리고 견디기 힘듦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고, 그래서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영화에 대해 되새김질을 해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속에서 전염되는 바이러스ㅡ영화 속에서도 그 원인은 밝힐 수 없었고, 밝히지도 않는다ㅡ가 현실에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영화가 진행되는동안 시도때도없이 계속되는 희멀건 영상ㅡ마치 영상을 보고 있는 내가 영화 속에 들어가있는 느낌이 든다ㅡ 때문일 수도 있고, 수용소 속에 격리되어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잃어버리는 '눈먼 자들'이 어쩌면 현실 속의 인간들과 오버랩되어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눈먼 자들이 모두 격리된 수용소에서 보급 식량 때문에, 수용소 안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귀중품들을 모으는 것도 모자라, 여성의 성을 모아서 갖다 바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먼저 눈이 멀어버린 일본인,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계속 절망에 빠진 그의 아내는 이 상황에서 갈등한다. 남편은 아내가 성을 바치는 일을 허락하지 않겠다며 극구 반대하지만, 절망에 빠져있던 아내는 같이 가겠다고 말한다. '당신이 그럴 순 없어'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남편을 향해 당신은 아무 것도 먹지 말라는 말을 남기는 아내.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되새기며 지난 것들을 추억하려는 남편에게 '눈이 멀어버렸는데 그런 기억이 무슨 소용 있겠어'라는 절망적인 대답을 하는 그녀는 어쩌면 영화 속에서 눈이 멀어버린 자들의 모든 것을 전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언제나 상대적이고 나뉠 수밖에 없는 것이라지만, 영화를 본 나로서는 영화로 인해 생각을 만들 수 있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여운을 간직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오면서 왠지 이상한 느낌을 받아 집에 오는 내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는데, 여러 영상들이 하나에 섞였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대답이 나왔다. 영화 <향수>의 절망 같은 희망과 <해프닝>의 뜬금없음, 그리고 <나는 전설이다>의 황량함. 언제나 그랬듯 평점을 내리자면 5.0점 만점에 4.1점.

 

하지만, 영화를 본 지 12시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그 의문은 영화에 나오는 나레이션이기도 하다.

우리는 눈을 잃었을 때, 수없이 많은 것들을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앞을 볼 수 있었던 그녀가 느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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