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況(근황) : 2008.11 ~ 2009.01

#0. 근황의 모음집

 2004년 초부터 tt.dayz.org라는 주소로 블로그를 오픈했으니, 이 블로그도 어느덧 7살이 되었다. 하지만 다른 블로그들과는 다르게, 포스트들을 살펴보면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다는 근황의 모음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페이퍼 게시판에 올려놓은 것처럼, 어쩌면 나는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요즘 딱히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영화를 자주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2개월 가량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또다시 비겁하게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내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글을 남긴다.

 

#1. 2008년 11월.

 우선 11월에 했던 일들 중에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일ㅡ어쩌면 가장 중요치 않은ㅡ은 단말기를 교체한 것이었다. 2007년 4월에 구입했던 스카이의 IM-S100 모델을 쭉 사용하다가 배터리의 수명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었다는 핑계로 구입했던 것이지만, 사실은 주변에서 쓰는 스마트폰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HTC의 Touch Dual(P5510)의 TouchCube에 적응하는 데 걸린 시간이 여타 단말기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디자인과 활용성 면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기에 아마 휴대전화 단말기에 Quad-processor가 장착되기 전까지는 바꿀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11월에는 아무래도 내가 갖고 싶었던 것들ㅡ'wants'와 'needs'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ㅡ을 내 능력 내에서 살 수 있었던 때였다. 위의 HTC Touch Dual뿐 아니라, 로커클럽에서 진행한 필름 공동구매를 통해 필름과 삼각대, 그리고 연말을 대비한 RU*21을 샀다. 물론 나를 위해서, 아직 다 읽지도 못한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황임에도 <신 1,2>와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라는 책도 구입했다.

 11월에는 시사회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겠지. 이미 블로그의 포스트에 올려놓은 <커넥트>와 <달콤한 거짓말> 시사회 뿐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 위의 포뇨> 시사회도 다녀왔다. 여느 때보다 시사회 당첨운이 많은 달이었다. (정정 : <벼랑 위의 포뇨> 시사회는 12월에 있었다.)

 

#2. 2008년 12월.

 12월, 한 해의 마무리. '제2의 IMF'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상의 연말은 참 아름답고 슬펐다. 11월에 여느 때보다 열심히 일했던 터라 돈은 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벌었지만, 가는 해를 그냥 붙들고 싶은 마음에서였는지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송년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으니, 바로 '미친년 말파티'. 파티의 얼리버드(early-bird)로 미투데이에서 제작한 텀블러도 받았지만, 그것보다 미친들ㅡ싸이월드의 일촌과 비슷한 개념ㅡ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미투데이의 텀블러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였고, 얼마 전 새로운 텀블러를 구입하게 되었다.

 11월과는 다르게, 12월에는 문화적인 경험은 많지 않았다. 11월에 구입했던 책은 열심히 읽고 있었으나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공학도 출신의 팀 주사님의 배려로 전공책은 몇 권 얻었으나 내용은 도저히 머리 속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3. 2009년 01월, 이제 스물넷.

 스물셋과 스물넷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서서,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나를 위한 책을 구입했다. <민족과 제국>, <서양사 개념어 사전>, <사랑의 기술>. 아직까지 <신>이라는 책을 다 읽지 못했으니 우선 순위에서는 조금 밀려난 상태이지만, 조만간 또다른 책을 구입했다는 글을 올리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확신해본다.

 아, 그리고 1월의 첫 일주일동안 나는 점점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폐인이 되어가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와우를 하다가 출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에 들고 있으니ㅡ이건 참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건 아니지만ㅡ, 이렇게 가다가는 일 때문이 아니라 와우 때문에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올 것 같다.

 

#4. 다음 포스트 예언.

 오랜만에 내 블로그가 잘 버티고 있는지 확인해볼 겸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했는데, 뜻하지 않은 방명록이 하나 남아있었다. 영화를 좋아해서 이곳저곳 들르다가 여기까지 오시게 되었다는 luna.님 덕분에 아무래도 다음에 작성하게 될 포스트는 1월의 첫 일주일동안 보았던 영화 두 편, 애니메이션 <볼트>와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맨>에 대한 내용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전후로는 지난 11월부터 구입해서 읽었던 책들에 대한 리뷰ㅡ리뷰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고, 아무래도 감상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ㅡ가 올라올 예정이다.

 아무래도 정치, 사회적인 것들에 대해 적고 싶은 마음은 공장단지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굴뚝보다 더 크지만, 지금 얽혀있는 상황 때문에 그런 포스트는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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