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끊기.

어쩌면 싸이월드에서
가장 잔인한 기능일지도 모른다.

관계를 맺고, 바꾸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한다.
그럼으로써 싸이월드에서는 서로
'일촌'으로 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관계를 끊는 것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OOO 님과의 관계를 끊으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예' 한마디이면 끝이다.
상대방의 동의는 구하지 않는다.

뒤끝이 없어서 좋기야 하겠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잔인할지도 모른다.


+) 방금 '일촌끊기'로 두명과 관계를 끊어버렸다.

- 2004년 5월 29일. 싸이월드에 썼던 글.


위의 '일촌끊기'가 있은지 일년이 지난 얼마전, 나는 다시 주저없이 '일촌끊기'를 눌렀다. 수정이와 헤어지고 나서, 그렇지않아도 애정이 식었던 싸이월드에서는 더이상 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일촌들과의 일촌 관계를 모두 정리했다. 일촌끊기를 누르면서 내가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그런건 좋았다. 싸이월드가, 그리고 그녀의 흔적이 있는 곳이 싫었다.

싸이월드에서의 일촌관계를 모두 정리했음에도, 나는 가끔씩 생각나는 사람들의 미니홈피에 가서 글을 남긴다. 가끔은 안부가 궁금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의 미니홈피에 들르면 습관적으로 사진첩이나 게시판을 클릭하게 되는데, 생각해보니 그들과는 더이상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사적인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조금은 아쉬웠다. 일촌공개를 해놓는 사람들이, 그리고 싸이월드라는 세상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가벼웠다. 더이상 그들과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깊숙한 것까지 잘 알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애초에 가벼운 사람들과는 일촌을 잘 맺지 않는 편이었지만, 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가벼운 관계보다는 무거운 관계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상태도 나쁘지는 않아.

한동안 다른 사람들과 일촌을 맺을 일은 없을거 같다. 가벼운 일촌보다는, 무거운 백촌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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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친절한 금자씨(부제 : 불친절한 금자씨?)



청승맞고 궁상맞은건 알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갔다.
금자씨의 "불친절함"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던터라, 그녀가 얼마나 불친절한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백선생(최민식 役)과 이금자(이영애 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금자씨는 13년 동안이나 감옥에 있으면서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금자씨에게 있어서는 그 복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리라.

이 영화를 보면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번쯤을 해보자. 이 땅에서 범죄라는 것은('범죄'라는 것은 왠지 '법'이라는 테두리에서만 적용되는 것 같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왜 생겨나는 것일까.

백선생의 '절대 인간'에 대한 대사. 짧은 한 문장이긴 해도, 어쩌면 공감할지도 모른다. 내 자신에 비추어 볼때, 혹은 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때.

내 눈, 내 머리를 통해 느껴지는 금자씨의 모습은 충분히 천사였고, 충분히 마녀였고, 충분히 친절했으며, 충분히 불친절했다. 백선생도, 금자씨도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이 악이든 선이든.

어쩌면 한동안은 금자씨처럼 친절하지만 마녀같은 여자 혹은 여배우는, 현실세계에서든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서든 보기 힘들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녕, 금자씨."


#글을 쓰고 나서 :
최대한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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