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리는, 영화 <버터플라이(Le Papillon)> 시사회 후기

영화 <버터플라이> 포스터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영화 시사회에 간다고 이야기하면 '또 가?', '어떻게 하면 그런 시사회에 잘 가는 거야?'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시사회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나보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내가 그만큼 여기저기에 신청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웃음)

 

사실 2009년에는 작년과 같은 시사회 당첨운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작년 한 해동안 열심히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얻어본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필름2.0'은 결코 나를 버리지 않았다. 2009년의 첫 시사회는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열린, 프랑스 영화 <버터플라이(Le Papillon)>였다.

 

영화 <버터플라이(Le Papillon)> 시사회. 2009년 1월 12일 월요일 밤 8시 40분. 스폰지하우스 중앙, 2관 상층 H열.

 

영화의 줄거리)

영화는 한 가족ㅡ가족이라고 해도, 엄마와 딸, 딱 두 명이 가족이 전부다ㅡ의 이사로 시작된다. 일과 연애로 아이에게 정신없는 엄마를 기다리다 지친 8살 엘자는 우연히 아래 층에 사는 나비수집가 줄리앙의 집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엘자는 아름다운 나비 정원에 푹 빠지고 만다.

 

독거 노인이자 나비수집가인 줄리앙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가장 값나가는 나비 표본을 내놓으면서까지 수소문하여 멸종 위기의 나비 "이자벨"을 포획하러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사건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줄리앙의 여행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긴 것이다. 그것은 바로, 발칙하게도 줄리앙의 자동차에 몰래 숨어탄 엘자. 경찰서를 통해 엘자를 집으로 보내려던 줄리앙은 결국 엘자와 타협ㅡ사실 어린 아이와의 여정을 타협이라고 말하기엔 우습기도 하지만, 어쩌면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ㅡ하여 그의 여행에 동행시키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린 엘자의 엄마는, 엘자의 전화 통화 이후 엘자가 유괴되었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결국 줄리앙은 수배범이 되어버리고 만다.

 

감상 포인트)

스토리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아무래도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그 영화의 포인트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첫번째 포인트는 엘자와 줄리앙, 두 사람이다. 8살 꼬마 엘자와 두 세대는 넘게 차이나는 줄리앙이지만, 정말 어린 아이들마냥ㅡ사실 엘자는 어린 아이라지만ㅡ 잘도 티격태격 싸운다. 맹랑하게 옆에서 떠드는 소녀와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는 할아버지. 손녀와 할아버지의 관계가 아님에도, 그 둘은 정말로 죽이 잘 맞는다. 어쩌면 '늙으면 어린 아이가 된다.'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그 둘이 나누는 대화는 감상 포인트라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두번째 포인트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경관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아름답다고 평하는 우리 나라이지만, 그래도 프랑스, 그것도 영화에 나온 남부 프랑스의 경관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저런 경관을 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에 대해 상상해보기도 했다.

세번째 포인트는 엔딩 크레딧. 엘자와 줄리앙,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영화에서 아웅다웅 다투면서 정이 들어가는 아이와 할아버지의 모습과 함께, 손녀와 할아버지가 함께 부르는 노래처럼 들렸다. 화장실이 급하더라도, 사람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는 게 싫어서 일찍 나오고 싶더라도, 조금만 참고 이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일어나지 말 것!

 

오랜만에 귀엽고 따뜻하고 포근한 영화를 보고 나왔다. 이 영화가 왜 이제서야 우리 나라에 개봉하게 된 걸까 싶을 정도였다. 자칫 잘못하면 뻔하고 지루할 법한 스토리를, 캐릭터만으로 극복해낸 것 같은 영화.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다른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 영화. 주관적이고 성의없는 나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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