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내 동생이 카메라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번에 동생이 대전의 모 대학교 공연영상학과에 들어간 터라, 수업에 수동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소에 사진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동생이라, 사실 조금은 걱정도 되었고, 한편으로는 사진에 관심을 두고 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지난 금요일, 동생이 나에게는 연락도 없이 불쑥 대전에서 집으로 올라왔다. 사실 집에서는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 부모님께서는 이미 동생이 온다는 연락을 며칠 전부터 받고 동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동생이 대전으로 내려간 지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는지.

어제 밤에 동생을 내 방으로 불러놓고 카메라 작동 방법부터 시작해서 카메라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아무래도 한 학기동안 자기가 써야할 것이다보니, 그동안의 내 이야기 중에서 몇 안되게 흥미롭게 들어주는 듯 했다. 카메라를 넘겨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Agfa Vista 100도 두 롤 챙겨주었다. 학교에서 필름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면 혼자서 사진 찍으러 다닐 일이 많을테고, 학교에서 주는 필름만으로는 다 소화해내지 못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내 동생을 위해 사진 찍기를 중단했다. 나에게 몇 안되는 낙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허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생에게 이렇게라도 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3월 15일, 태터앤컴퍼니(TNC)의 주최로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 2008"(이하 BPF2008) 행사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과 홍대 벨벳 바나나 클럽에서 열렸다.
출처: 태터툴즈 공식 블로그

BPF2008 공식 블로그 : http://blogplay.org/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 : <기담>" 외에도 "<플래닛 테러> 블로거 시사회"나 "오!부라더스와 함께 하는 즐거운 파티"라는 행사가 더 있었지만, 토요일 오후라 밴드 합주에도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 : <기담>"만 참석하게 되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행사 이후의 일정이 바빴기 때문에 내가 찍은 사진은 남아있지 않고, 그 때문에 그 아쉬운 마음은 공식 블로그의 사진으로 대신 한다.
링크 ; 사진으로 보는 BPF2008 - 태터툴즈 공식 블로그

영화 <기담> 상영회가 끝나고 바로 "블로거와 함께 하는 요절복통 영화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네 명의 패널이 참석하여 진행된 토크쇼에서 각 패널들의 근황 이야기와 함께, 알려진 사람으로서 사적 공간인 블로그에 포스틍을 한다는 것의 어려움, 블로그와 영화 홍보 및 마케팅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제목과는 다르게 "요절복통"이 아닌 조금은 진지한 내용의 토크쇼였다.

토크쇼가 끝난 후 경품 추첨.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바라지 않았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 시사권이 당첨되었다. 내 바로 옆에 앉아있던 커플은 나이키 점퍼에 아디다스 신발을 받았는데. 휴, 나는 정말 경품 쪽에는 운이 없구나. 덤으로 받은 DAZED의 협찬품들.

내가 참석한 행사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토크쇼 진행 중 패널들끼리의 대화가 주를 이룬데다 토크쇼의 원래 주제였던 "대안적 영화언론으로서의 블로그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과는 거리가 있는 진행, 그리고 관객들과의 의견 교환이 없었던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