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그리고 동생
- 2008/03/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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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내 동생이 카메라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번에 동생이 대전의 모 대학교 공연영상학과에 들어간 터라, 수업에 수동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소에 사진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동생이라, 사실 조금은 걱정도 되었고, 한편으로는 사진에 관심을 두고 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지난 금요일, 동생이 나에게는 연락도 없이 불쑥 대전에서 집으로 올라왔다. 사실 집에서는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 부모님께서는 이미 동생이 온다는 연락을 며칠 전부터 받고 동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동생이 대전으로 내려간 지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는지.
어제 밤에 동생을 내 방으로 불러놓고 카메라 작동 방법부터 시작해서 카메라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아무래도 한 학기동안 자기가 써야할 것이다보니, 그동안의 내 이야기 중에서 몇 안되게 흥미롭게 들어주는 듯 했다. 카메라를 넘겨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Agfa Vista 100도 두 롤 챙겨주었다. 학교에서 필름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면 혼자서 사진 찍으러 다닐 일이 많을테고, 학교에서 주는 필름만으로는 다 소화해내지 못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내 동생을 위해 사진 찍기를 중단했다. 나에게 몇 안되는 낙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허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생에게 이렇게라도 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